화창한 월요일 아침, 평소와 다름없는 출근길이었다.
하지만 회사 사무실 문을 열자마자, 평소와는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파견 직원 C가 한 손엔 노트북 가방을, 다른 한 손엔 작은 강아지를 안고 사무실에 들어선 것이다.
강아지는 하얗고 폭신한 털을 가진 말티즈로, 낯선 환경에 살짝 겁먹은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어? 강아지?"
가장 먼저 반응한 사람은 D였다.
그는 강아지를 보자마자 눈이 커지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름이 뭐예요?"
C는 살짝 미안한 듯한 표정으로 답했다.
"루비예요. 오늘 하루만 데려와도 될까요? 사정이 있어서..."
그렇게 루비는 사무실에 발을 들였다.
대부분의 직원들은 귀여운 강아지의 등장에 미소를 지었고,
누군가는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모두가 루비의 존재를 환영한 것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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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는 금세 사무실의 중심이 되었다.
작은 발로 사무실을 종종 걸어 다니며 직원들에게 다가가 꼬리를 흔들었다.
E는 업무 중에도 루비를 쓰다듬으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 강아지 정말 귀엽네요. 여기 있는 거 괜찮을까요?"
E가 묻자, 팀장 F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하루 정도는 괜찮겠지만, 집중력을 해칠 수도 있으니 조심해 주세요."
하지만 모든 직원들이 강아지를 반긴 것은 아니었다.
G는 알레르기가 있다는 이유로 루비가 근처에 오는 것을 꺼렸고,
H는 강아지가 짖을 때마다 한숨을 내쉬었다.
"회사에서 강아지라니... 이건 좀 아닌 것 같은데요," H가 조용히 말했다.
G는 이에 동의하며 덧붙였다.
"저는 솔직히 일에 방해가 돼요. 알레르기도 있고요."
이런 의견들이 하나둘 나오면서, 사무실 내 분위기는 묘하게 갈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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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가 사무실에 적응해가던 오후, 작은 사고가 발생했다.
C가 자리를 비운 사이, 루비가 G의 책상 아래로 들어가 꼬리를 흔들다가 G의 가방을 끌고 나왔다.
가방에는 G가 아침에 사온 샌드위치가 있었고, 루비는 봉투를 물어뜯고 있었다.
"이게 뭐야!"
G는 깜짝 놀라 소리쳤다.
사무실 전체가 잠시 조용해졌고, C는 허둥지둥 달려와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해요. 제가 잠시 신경을 못 썼어요."
G는 화난 표정으로 말했다.
"강아지를 데려오려면 이런 건 조심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C는 루비를 품에 안고 연신 사과했지만, 분위기는 이미 어색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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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이 지나고, C는 팀장 F와 조용히 대화를 나눴다.
"팀장님, 제가 루비를 데리고 온 건 오늘만 가능하다고 해서였어요.
강아지를 돌봐줄 사람이 갑자기 못 오게 됐거든요."
F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하는 표정을 지었다.
"C 씨, 사정은 알겠어요. 하지만 회사라는 공간은 여러 사람이 함께 일하는 곳이잖아요.
오늘 하루는 이해하지만, 다음부턴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할 것 같아요."
C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네, 다음엔 절대 데려오지 않을게요.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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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오후, 루비는 더 이상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다.
C는 강아지와 최대한 붙어있으려 노력했고, 다른 직원들도 조금씩 적응하는 모습이었다.
퇴근 시간이 다가오자, E가 말했다.
"루비가 오늘 사무실을 밝게 해 준 것 같아요. 하지만 강아지는 집이 더 편하겠죠?"
C는 웃으며 답했다.
"맞아요. 루비도 아마 긴장했을 거예요. 감사합니다, 다들 이해해 주셔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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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루비가 없는 사무실은 다시 평소처럼 조용해졌다.
하지만 몇몇 직원들은 루비를 그리워하며 말했다.
"강아지 한 번씩 데려오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아요. 물론, 적절한 준비가 필요하겠지만요."
G와 H는 여전히 강아지를 반기지 않았지만, 회사 내에서는 "반려동물과의 공존"에 대해 논의하는 계기가 되었다.
C와 루비가 남긴 하루는 단순히 귀여움 이상의 의미를 남겼다.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조율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깨닫게 된 것이다.
그날 이후로, 사무실에서는 가끔씩 루비의 이야기가 회자되곤 했다.
"그때 루비가 샌드위치 훔쳐갔던 거 기억나요?"
이야기의 끝엔 늘 따뜻한 웃음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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