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술을 강요하는 상사가 있다고?”
안녕하세요, 오늘은 작년 회사 생활에서 벌어질 법한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합니다.
때는 한여름, 35도를 웃도는 폭염 속에 땀이 삐질삐질 나는 날이었습니다. 회사에서 오랜만에 단체 회식이 잡혔죠.
코로나 이후로 대부분의 회사가 회식을 자제하다 보니, 이런 자리 자체가 희소해진 상황이었어요.
저희 팀도 오랜만의 회식이라 기대 반, 걱정 반이었습니다. ‘이번엔 무슨 일이 일어날까?’라는 생각이 들 만큼,
예전 회식 자리에서의 크고 작은 사건들이 떠올랐거든요.
그날 회식 장소는 회사 근처의 고깃집이었고, 팀원들은 하나둘 모여들었습니다.
초반 분위기는 괜찮았어요. 가볍게 안부를 묻고, 요즘 핫한 드라마 이야기도 나누며 웃음꽃이 피었습니다.
그런데, 분위기가 무르익어 갈 즈음, 문제의 사건이 시작됐습니다.
저희 팀장님, 김 부장님은 50대 중반의 베테랑으로, 일을 잘하시지만 회식 자리만 가면 조금 다른 사람이 되는 분이었어요.
김 부장님은 갑자기 잔을 들며 말씀하셨죠.
“자, 우리 한잔씩 돌려야지! 요즘 신입들은 술도 잘 못한다고? 우리 때는 말이야….”
그 말을 듣는 순간, 팀원들 사이에 미묘한 긴장감이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신입사원인 OO 씨가 얼굴이 창백해지더군요. 그녀는 술을 거의 마시지 못하는 체질이라서 늘 조심했거든요.
하지만 김 부장님은 그런 사정을 모르셨거나, 알고도 신경 쓰지 않으셨던 것 같아요.
OO 씨에게 잔을 건네며 이렇게 말했죠.
“OO 씨, 젊은 사람이 이 정도는 마셔야지. 팀워크도 중요하고, 첫 회식인데.”
OO 씨는 난처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으며 정중히 말했습니다.
“죄송합니다, 부장님. 제가 체질상 술을 마시면 건강에 문제가 생겨서….”
그러자 김 부장님은 웃으며 농담 섞인 말투로 응수하셨습니다.
“그래? 그래도 한잔 정도는 괜찮지 않아? 내가 따라주는 건데~”
분위기가 점점 어색해졌습니다. 신입사원인 OO 씨가 버티기 어려워하는 모습을 보자, 옆에 있던 박 과장님이 재빨리 나서며 상황을 수습하려 했습니다.
“부장님, OO 씨 대신 제가 한잔 받겠습니다. 저도 요즘 술이 부족했거든요, 하하!”
하지만 김 부장님은 단호하셨습니다.
“아니야, 과장님. OO 씨가 한잔 정도는 마셔봐야 앞으로 더 잘 어울릴 수 있지 않겠어?”
그 말을 듣는 순간, 저는 가만히 있을 수 없었습니다. OO 씨의 난처함과 팀원들의 불편함이 눈에 보였거든요.
그래서 용기를 내어 말했습니다.
“부장님, 요즘은 술 대신 다른 방식으로도 팀워크를 다질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다음번엔 보드게임이나 운동 같은 활동도 한번 고려해보시면 어떨까요?”
김 부장님은 처음엔 당황한 표정을 지으셨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웃으셨습니다.
“그래, 내가 요즘 트렌드를 잘 몰랐나 보네. 그럼 OO 씨는 오늘 편하게 있어도 좋아.
대신 다음번엔 내가 추천하는 무알코올 맥주 한번 맛보자고.”
그렇게 분위기는 조금씩 누그러졌고, OO 씨도 마음을 놓고 음료수를 마시며 회식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그날 회식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OO 씨는 조용히 제게 감사하다고 했습니다.
그 말 한마디에 마음이 따뜻해지더군요.
회사 생활에서 모두가 행복한 회식 자리가 되는 건 참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작은 배려와 이해가 쌓이면 충분히 가능하리라는 희망도 생겼습니다.
회식은 단순히 술을 마시는 자리가 아닙니다.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며, 더 나은 팀워크를 만들어가는 시간이어야 하죠.
“아직도 술을 강요하는 상사가 있다고?”라는 말이 이제는 먼 옛날 이야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의 회사는 어떤가요? 회식 문화에 대한 여러분의 경험도 공유해주세요. 함께 이야기 나눠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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